수면 부족이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과 점검할 수면 습관


밤늦게까지 일을 하거나 잠을 설친 다음 날에는 방금 들은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고, 책을 읽어도 내용이 머리에 남지 않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수면 부족으로 주의력과 기억 과정이 함께 영향을 받은 상황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기억은 정보를 보는 순간 한 번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새로운 내용을 받아들이고, 나중에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저장하는 여러 과정이 이어집니다. 잠은 이 과정의 앞과 뒤 모두에 관여하므로 공부나 업무 시간을 늘리려고 수면을 계속 줄이면 오히려 기억 효율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1. 잠이 부족하면 새로운 내용을 기억하기 어려워집니다

기억하려면 먼저 정보를 제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잠이 부족하면 낮 동안 졸리고 집중하기 어려워져 대화나 글의 내용을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할 수 있습니다.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는 수면 부족이 학습과 집중, 반응 능력에 영향을 주며 새로운 정보를 배우고 기억하는 과정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잠을 설친 날에 약속이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해서 저장된 기억이 사라졌다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정보를 들을 당시 주의가 다른 곳에 가 있었거나 피로 때문에 내용을 충분히 처리하지 못했다면 처음부터 기억에 남길 정보가 부족했을 수 있습니다.

2024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에서는 39개 보고서의 1,234명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수면을 3~6.5시간으로 제한한 조건은 7~11시간의 정상 수면 조건과 비교해 새로운 기억 형성에 불리한 영향을 보였으며, 평균 효과 크기는 작았습니다.

이 결과를 모든 사람에게 같은 정도로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포함된 연구의 수면시간과 기억 검사 방법이 서로 달랐고 실험적인 수면 제한을 이용한 연구가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잠을 완전히 새우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평소보다 잠을 줄이면 학습과 기억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잠을 설친 날의 깜빡함은 받아들인 정보부터 돌아보세요

수면이 부족한 날에는 주의력이 떨어져 정보를 충분히 듣거나 읽지 못한 상태가 기억력 저하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비슷한 일이 충분히 잔 날에도 이어지는지 함께 기록하면 수면과의 관계를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2. 배운 뒤의 수면도 기억 저장과 관련됩니다

충분히 집중해서 배운 정보도 그대로 장기 기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새롭게 형성된 기억이 안정되고 기존 정보와 연결되는 과정이 이어지며 수면은 이 과정에 관여합니다.

2021년 메타분석에서는 한밤을 완전히 자지 않은 급성 수면 박탈 연구를 학습 전과 학습 후로 나누어 분석했습니다. 잠을 자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내용을 배운 경우와 배운 뒤 잠을 자지 않은 경우 모두 이후 기억 수행이 낮아지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적어도 하룻밤을 완전히 자지 않은 실험을 분석한 것이어서 평소보다 한두 시간 덜 잔 상황과 동일하게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연구진도 개별 연구의 낮은 통계적 검정력과 출판편향 등을 한계로 지적했습니다.

실생활에서는 시험이나 중요한 업무 때문에 잠을 줄여 공부 시간을 늘리는 습관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새로운 내용을 익힐 시간을 확보하는 것과 그 뒤 수면시간을 유지하는 것을 함께 계획하는 편이 기억 측면에서는 더 합리적입니다.


3. 수면시간과 함께 수면의 질도 살펴보세요

침대에 오래 있었다고 충분히 잤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밤중에 여러 번 깨거나 수면 중 호흡 문제로 잠이 반복해서 끊기면 다음 날 졸림과 피로, 집중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에게 낮 졸림과 피로뿐 아니라 주의집중의 어려움과 기억력·판단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심한 코골이와 수면 중 호흡 멈춤, 자다가 숨을 헐떡이는 모습이 관찰되면서 낮에 심하게 졸리다면 잠을 적게 잔 문제만으로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50대 이후에도 필요한 수면시간이 갑자기 크게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는 고령자를 포함한 성인에게 일반적으로 하루 7~9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고 안내합니다. 개인에게 필요한 시간에는 차이가 있으므로 숫자만 맞추기보다 아침에 일어난 뒤의 상태와 낮 졸림, 밤중 각성을 함께 살펴보세요.

수면과 기억을 함께 기록할 항목
  • 잠자리에 든 시각과 일어난 시각
  • 밤중에 자주 깨는지
  • 낮에 참기 어려울 정도로 졸린지
  • 잠을 적게 잔 날에 깜빡함이 더 심해지는지
  • 코골이·호흡 멈춤을 주변 사람이 본 적이 있는지

4. 수면을 조정해도 기억 문제가 이어지는지 보세요

최근 야근이나 늦은 취침으로 잠이 줄었다면 먼저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하고 자고 일어나는 시간을 가능한 한 일정하게 맞춰봅니다. 평일과 주말의 수면 일정이 크게 달라지지 않도록 조정하면 생활 리듬과 낮 상태를 비교하기도 쉬워집니다.

늦은 카페인 섭취와 취침 전 음주, 잠들기 전까지 이어지는 밝은 화면 사용이 수면을 방해하는지도 살펴봅니다. 한꺼번에 여러 습관을 바꾸기보다 자신에게 가장 뚜렷한 요인부터 조정하고 낮 졸림과 기억 상태가 달라지는지 기록해보세요.

수면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생활 습관을 조정했는데도 기억 문제가 계속된다면 수면 부족 하나만으로 원인을 정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특히 기억 변화가 계속 악화되거나 평소 하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의료진과 상담해 다른 원인이 있는지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수면 상태를 진료받아볼 상황

충분한 시간을 자는데도 낮에 참기 어려울 정도로 졸리거나 심한 코골이·호흡 멈춤이 반복된다면 수면장애 평가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수면을 조정한 뒤에도 기억 문제가 이어지면서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기억 변화 자체에 대해서도 의료진과 상담하는 편이 좋습니다.

수면 부족은 몸을 피곤하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내용을 받아들이고 기억으로 남기는 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잠을 줄인 날에 깜빡함이 두드러진다면 수면시간과 생활 리듬부터 조정해보세요. 충분히 자는데도 낮 졸림이나 기억 문제가 이어진다면 수면의 질과 다른 가능성을 함께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자료

  1.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 Sleep Deprivation and Deficiency - How Sleep Affects Your Health / Healthy Sleep Habits
    수면 부족이 학습·집중·기억과 낮 기능에 미치는 영향 및 기본적인 수면 습관을 확인했습니다.
  2. Crowley R 외, A systematic and meta-analytic review of the impact of sleep restriction on memory formation
    39개 보고서, 1,234명을 분석한 수면 제한과 기억 형성 메타분석의 결과와 범위를 확인했습니다.
  3. Newbury CR 외, Sleep deprivation and memory: Meta-analytic reviews of studies on sleep deprivation before and after learning
    학습 전·후의 급성 완전 수면 박탈과 기억 수행의 관계 및 연구 한계를 확인했습니다.
  4.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수면무호흡증
    수면무호흡증의 낮 졸림·집중력·기억력 변화와 주요 증상을 확인했습니다.
  5. 미국 국립노화연구소, Sleep and Older Adults
    고령자를 포함한 성인의 일반적인 수면시간을 확인했습니다.
  6. 미국 국립노화연구소, Memory Problems, Forgetfulness, and Aging
    기억 문제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때 별도 평가가 필요한 기준을 확인했습니다.
의학 정보 안내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제공하며 개인의 수면장애나 기억장애 진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기억력 변화는 수면 외에도 여러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